2023-1분기 회고

📝기록

2023-1분기 회고

Hugehoo 2023. 3. 26. 00:51

1분기의 책

일반 서적

천개의 파랑 (천선란 作)
뼈의 기록 (천선란 作)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作)

읽은 책 모두 좋았다. 위 3권의 책 말고 자기 계발서도 기웃거렸는데 끝내 완독은 못했다. 나는 자기 계발서와 맞지 않는 사람인가 봄,,

"천 개의 파랑"은 진짜 최고 최고 최고. 요즘은 책 추천 부탁받으면 무조건 천 개의 파랑이다. 성장, 드라마, SF 그리고 여운이 모두 담겨있다. 알쓸인잡에 출연한 심채경 박사님의 에세이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는 내용도 감명 깊었지만 위트 있는 문체가 매력적이었다. 막연히 어려울 것 같은 천문학 이야기보다, 한 명의 천문학자로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다.

내가 좋아한 두 책에선 공통적으로 따뜻함이 담겨있다. 망가진 콜리를 그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고쳐준 연재도, 수강생과 주고받은 메일에서 드러난 인간적인 모습의 심채경 박사님도, 모두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쓰여있다. 따뜻한 인간이 되는 것, 어렵지만 그럼에도 노력하고 또 노력해서 닮고 싶은 모습이다.

개발 서적

좋은 코드 나쁜 코드 (완독)
그림으로 배우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API의 구조 (진행 중)

좋코나코의 테스트 관련 챕터가 굉장히 흠터레스팅 했다. 테스트 더블을 사용할 때 mock 밖에 몰랐던 나를 fake의 세계에 눈뜨게 해 주었다. 전반적으로 코드를 어떻게 리팩토링 하면 좋은지 저자의 의견을 다양히 제시해 주어 유익했다.

2분기에는 클라우드 책이랑 오브젝트를 다시 읽어봐야지. 이번엔 코드도 코틀린으로 따라 치면서 오브젝트 가보자고!

무릇 좋은 책이 그렇듯 여러 번 읽고 싶은 책이 많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는 3분기쯤에 한번 더 읽을 계획이고, 좋코나코는 테스트 부분만 따로 다시 읽어봐야겠다.

1분기의 스터디

넥스트스텝 ATDD

넥스트스텝 ATDD를 수강했다. 일정상 지금이면 수료해야 하는데 왜 아직 진행 중인지 ^^...

ATDD(인수테스트)는 테스트 가능한 시나리오를 먼저 작성하여 비즈니스 관계자(개발자, PM, PO etc)와 공유하고, 그 후에 시나리오의 기능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개발론이다. 즉 우리가 만들 소프트웨어의 여러 시나리오를 충족하도록 기능 개발하는 방법론이라 이해했다.

코스에선 Rest-Assured 라이브러리를 주로 사용하여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는데, 지금은 사이드 프로젝트에도 적극 도입 중이다. 코스에서 무엇을 배우냐 보다, 수강 후에 어떤 점이 변했는지에 따라 수업의 가치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당장은 인수테스트의 콘셉트를 이해하고 내 프로젝트에 적용한 게 전부지만, 보는 눈이 넓어졌다고 해야 할까? 어떤 케이스를 테스트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고, 테스트코드 관련 포스팅을 읽을 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테스트 코드를 더 잘 짜기 위해 다양한 인풋의 필요성을 느껴 다양한 책을 기웃거리고 있다.

꽤 고가의 수업이라 지갑이 호달거렸지만 그만큼 많은 얻어가는 것이 많았다. 배운 걸 실제로 적용할 수 있을 때 효과는 배가 된다. 아래는 진행 중인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테스트 시나리오를 공유하여 팀원 간의 싱크를 맞춘 사례이다.

CS study (진행 중)

글또에서 모인 CS 스터디에 참여 중이다. 주차별로 돌아가며 발표하는 식의 스터디인데, 지금까지 B+Tree와 Browser의 검색과정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 있는 주면 스트레스가 상당하지만,,, 막상 발표를 하고 나면 후련하고 도파민도 살짝 올라오는 기분이다. 난 확실히 무언갈 쉽게 설명하는 일을 좋아한다. 듣는 분들도 쉽다고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스터디가 끝나고 나면 강사로 일하고 싶은 생각도 종종 든다.

클라우드 책 Study (진행 중)

마찬가지로 글또에서 모집한 북 스터디로 클라우드 인프라 구조를 넓고 얕게 배워보는 스터디다.

익숙하지 않은 내용이 많아서 아직은 어렵지만, 클라우드 인프라가 과거에는 어떤 형태였는지, 어떤 형태로 발전해 왔는지 등의 내용을 배울 수 있어 유익하다. 특히 클라우드의 본질은 가상화가 아니라 API라고 설명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매주 읽고 정리하느라 정신없지만, 탈주하지 않고 완주하자.

1분기의 프로젝트 : 티디파이(Tidify)

정션 해커톤에 같이 참여한 디자이너 팀원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링크 기반 아카이빙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우선 iOS 어플리케이션 출시가 목표고, 차차 운영하면서 안드로이드도 출시하면 좋겠다(는 나만의 생각).

백엔드 개발을 도맡아 진행 중이다. 내 마음대로 코드를 짤 수 있지만, 동시에 모든 책임이 내게 있다. 실제로 스프링 시큐리티를 사용해서 소셜 로그인을 구현할 때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여러 방면으로 고려할 부분이 많았다. 토큰이 탈취될 경우("작은 앱이지만 보안을 고려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기에,,")를 대비한 새로운 아키텍처도 고민했고, 현재 데이터 저장 구조를 RDB에서 NoSql로 이전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심각히 고민했다. 예전엔 이런 고민을 잠깐 생각하고 끝냈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온전히 내가 책임져야 하기에 고민으로만 끝낼 수 없었다. 제대로 된 앱을 배포하고 싶은 욕심이 온갖 고민을 갖게 한다. 얼른 배포해서 운영까지 경험하고 싶다. 운영 운영 운영!

+ 1분기에 티디파이를 경험했더니 매 분기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 여러 상황에 노출돼야 얻을 수 있는 것도, 성장할 기회도 많다. 2분기엔 잠정 중단한 Zep.Sight를 되살리고 싶다! 가능하면 프론트도 경험하고 싶은데 원종이와 용호가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올리겠다는 착한 마음

1분기의 키워드 : 부하

1분기의 키워드는 부하(load)로 하겠습니다. 근데 이제 성장을 곁들인.

컴퓨터 공학 관점에서 부하의 뜻과 상통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게 부하는 스트레스 상황을 의미한다. 달리기와 기술면접, 낯선 사람과의 대화 등이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부담되는 스트레스 상황에 해당된다. 달리기는 당연히 마라톤이 아니었다면 뛰지 않았을 일이고, 기술면접 역시 심리적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니 고이 접어두고만 싶다. 이 모든 일이 스트레스와 부담이지만 1분기엔 부하 상황을 적극적으로 찾아갔다. 스트레스 상황에 익숙해질수록 막연히 두려워 하던 존재의 본질을 직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인생은 부하야!"를 외치며 부하라 마셔라 한 날도 많았다. (하지만 즐거웠죠) 마라톤을 준비할 땐 일부러 본래 페이스보다 오버해서 뛰었고, 부담스럽기만 한 발표 형태의 스터디에 자진하여 참여했다. 이런 부하 상황에 스스로를 던진 후 점차 상황에 익숙해지는 것을 즐겼다. 이전에는 100이던 심리적 부담감이 이제는 60 정도로 느껴진다. 단지 이런 걸로 눈에 띄는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분명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부하를 다양한 형태로 쫓을 계획이다. 부하를 즐기는 삶을 살아야지. 익숙한 삶의 테두리 안에 사는 건 편안하지만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은 아직 아니라 생각한다.

1분기의 커피챗

네 저도 이렇게 많이 참여한 줄 몰랐어요..

글또 조찬 모임 채널이 있는데 어쩌다 보니 매주 참여했다. 여러 대화 속에서 얻어가는 인사이트를 흘러 보내기 아쉬워 노션에 기록 중이다.

유독 기억에 남는 대화와 장소가 있다. 글또 운영진 친구의 집을 방문했는데 진짜 ㅋㅋㅋ 1분기 최고 경험 중 하나였다. 그의 방문록에 글자를 남길 수 있어 영광이었고, 오고 가는 대화속에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어 마음이 풍족해지는 밤이었다. 손님에게 멋진 경험을 줄 수 있는 그의 공간이 참 멋있었다!

최근에 한 커피챗 중 서로의 합이 굉장히 잘 맞다고 느낀 커피챗이 있었다(나만 그런걸지도?). 이 분들의 화법과 표정을 보면서 대화가 한결 편안하고 즐거워졌다. 주니어로 살아갈 때 느끼는 불안감을 어떻게 대처할지, 명확한 답을 바란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대처하면 좋겠다는 방향성을 대화를 통해 배웠다. 특히 역량 기반 이력서를 직접 보여주신 건,, 이력서 쪼렙인 내게 정말 감사한 경험이자 조언이었다. 글또 OT에서 성윤님이, '본인은 몇명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인가' 얘기하셨는데, 그 날 커피챗에서 만난 ㅇㅊ님과 ㅇㄱ님은 적어도 1명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좋은 자극이 됐다.

1분기의 아쉬운 점

프로젝트_ 개인 프로젝트에선 다양한 스택을 사용하지 못한 점. 여러 아키텍처를 생각해 뒀는데 막연히 새로운 스택이란 이유로 선뜻 시작하질 못했다. 좀 더 과감히 시도해야지. 우선 현재 데이터 아키텍처가 MongoDB로 이관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인지 직접 테스트를 해보고 싶다. 데이터가 많아졌을 때 어떤 이점이나 문제가 있을지 직접 경험해보는게 근거를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이 되리라 생각한다.

책_ 3월엔 거의 책을 읽지 않은 점. 1,2월엔 새해 버프로 책을 가까이 두고 살았는데 점차 멀어졌다. 책이 스마트폰에게 자리를 뺏긴 슬픈 상황... 독서모임을 다시 부활시킬 때가 왔다. 서점에 갈 때마다 읽고 싶은 책은 참 많은데, 집에 쟁여둔 책도 많아서 선뜻 손이 가질 않더라. 심지어 밀리의 서재도 1년권 사용하고 있음 ㅎㅎ...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란 책을 최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잘 읽히지 않아서 위기다. 갈아탈 것인가, 한번 진득하게 읽어볼 것인가.

운동_ 마라톤을 기점으로 꾸준히 유지해 온 달리기를 접고 크로스핏을 다시 시작했다. 이제 정을 좀 붙이려다 한 순간 갈아탄 느낌.. 하반기엔 하프 마라톤 도전하기로 했으니 친구랑 주 2회 정도 다시 뛰기로 했다. 당장 오늘부터 뛴다!

그리고 도파민 중독. 으휴!

심각한 도파민 중독, 특히 휴대폰 중독에 절어 살았다. 현타도 많이 느끼고,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인가 자책도 많이 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가 언제까지 내 삶을 판치고 다니게 할 수 없다.

나름의 해결책은 집에 혼자 있으면 안 된다. 공간을 바꿔야 한다. 카페에서 코딩을 하던, 한강에서 달리기를 하던. 밀폐된 공간에 혼자 있으니 자연스레 스마트폰을 달고 살게 된다. 의지가 부족하면 공간을 바꿔야 한다. 2분기는 좀 더 밖에서 생활해야겠다.

1분기의 습관 : 달리기와 일기

나름 도파민 중독의 해소법은 달리기였다. 서울 동아 마라톤 준비 겸 시작한 취미가 습관이 됐다. 지난주 마라톤이 끝날 때까지 두 달간 200km 정도 뛰었다 (앱에 측정 못한 날도 많았으니,,)

종종 빠트린 날도 있지만, 일기도 꾸준히 썼다. 다시 읽어보진 않았지만 하루하루 기록하는 일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 한 해의 마무리 시점에서 꽉 찬 일기장을 다시 읽고 싶다.

2분기는?

이제 멋쟁이 서른한 살이니까 거창하고 허황된 꿈은... 좇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보자.

좋은 팀을 찾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일까? 그건 너무 당연한 얘기라 패스

우선 방향성이 명확한 노력을 해야겠다. 난 결과보다 과정에 충실한 인간이라 꾸준함에 큰 가치를 부여하곤 했지만, 결과가 없다면 다 무슨 소용인가 생각이 들었다. 여태가지 나의 노력은 대게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살아냈다는 가짜 성실함에 취해있었다. '오늘은 어떤 강의를 듣고, 어떤 책을 읽었어'처럼 행위 자체에 가치를 뒀다면, 앞으로는 무엇을 배웠고, 무엇이 기억에 남는지에 더 가치를 두고 싶다.

두 번째는 다시 여행을 가고 싶다. 개발을 시작하기 전에 나는 유별난 여행가였다. 전 세계의 친구들을 만나러 다녔고, 유럽에선 순례길을 걸으며 스스로 고생을 사서 다녔다. 순례길을 다녀온지 어느덧 5년이 지났다. 지금은 또 어떤 마음으로 길 위에 오를지, 5년 전과는 얼마나 달라졌을지 궁금하다. 자유의 몸이 된 2분기에 다녀오지 않는다면 아마 당분간은 힘들지 않을까..? 좋은 팀을 찾고, 여유를 내서 꼭 갔다오고 싶다.

힘든 날이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되돌아보니 멋있고 즐거운 일이 더 많았다. 나쁜 기억은 미화된다는 말이 맞는 걸까 😂 그 때 힘들고 지쳤던 기억도 돌이켜 보면 결국 자연스러운 과정의 일부였다. 아쉬운 점은 보완하고, 좋았던 부분은 더욱 환영하는 2분기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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