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함께 자라기

모든 개발자의 추천서인 [함께 자라기] 를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독서와 병행하여 필사를 하게 됐습니다. 그만큼 마음에 드는 구절과 기억해두고 싶은 구절이 많았습니다. 필사했던 내용을 기반으로 전 직장과 스스로의 경험을 곁들여 후기를 작성합니다. 

 

38p 

 이 구문을 읽으면서 전 직장에 다닐 때 곱하기적 사고가 부족했음을 깨달았다. 스스로의 학습량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었지만, 우리 팀의 집단적 지성에는 관심이 미비했다. 팀원 모두가 다 같은 주니어인데, 내가 누굴 가르치거나 함께 무언갈 하자고 제안하는 게 쉽지 않았다. 팀의 분위기상 더하기적 사고도 미비했기에, 선뜻 나서서 함께 공부하자는(곱하기적 사고) 제안이 쉽지 않았다. 물론 팀에 제안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은 인정해야겠다. 

 

 

A, B, C 작업

A 작업이 본래의 일을 '그냥' 하는 것이라면, B 작업은 A 작업을 더 잘하기 위한, 개선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B 작업, 나를 개선하는 작업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회고하는 프로세스를 C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스스로의 학습 패턴을 되돌아보면, 항상 A 작업에 머물러 있었다. 무언가를 하고는 있지만, 이것이 올바른 방향인지,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메타 인지가 부족했음을 인정한다. 의도적으로 B, C 작업을 시도해야 한다고 느꼈다. 학습에 있어서 나의 B 작업은 기록이라 생각한다. 오늘 무엇을 배웠는지 백지 노트를 작성하는 것이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그리하여 A 작업을 되돌아보고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C 작업은 백지 노트를 작성하는 요령을 기르도록 꾸준히 고민하고 되돌아보는 작업이 될 수 있겠다. (사실 C 작업은 무엇으로 꾸려야 하는지 아직 모르겠다.)

 

 

Feedback

비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백엔드 파트너와 코드 리뷰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연차이지만, 파트너분의 실력이 좋은 덕분에 양질의 피드백을 자주 받고 있다. 코드리뷰를 받으면서 나는 자주 실패한다고 느끼는데, 그렇다고 좌절하진 않았다. 다만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피드백 부분을 기록하고 기억하려 노력 중이다. 피드백을 자주 받는 것만큼 중요한 게, 피드백을 몸에 숙지하고 익히는 것이다. 체화 없는 인풋은 의미가 없다. 아웃풋으로 만들 수 있으려면 반복하고 숙지하고 체화해야 한다.

 

 

 

49p

 코드 파일럿이었나, 인공지능으로 코드를 짜는 프로젝트를 본 기억이 난다. 개발자도 모두 AI 가 대체되는 세상이 올까 우려도 했지만, 현업의 경험을 되살려보니 그리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 생각했다. 현업에서는 실제로 코드를 짜는 일보다는 여러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는 일이 제법 많았다. 설계 과정에서는 여러 상황과 케이스를 고려해야 하니 경험과 사고 과정도 중요하게 여겨졌다. 단순히 반복된 학습 패턴으로 코드를 짜는 것만이 개발이 아니라 느꼈다. 

 최근에 샤워하면서 든 생각인데,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코드를 짜고 있는지 생각하며 개발해야 한다고 느꼈다. 개발자는 Problem Solver인데, 어떤 Problem을 직면하고 있는지는 잊은 채 단순 코드 짜기만 한다면, 딱 대체되기 쉬운 인력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내 모습을 돌이켜 보면서 든 생각이다. . .)

 

달인이 되려면

 

73p

아인슈타인이 어록 중에,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살면서 다른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라는 말이 있다. 요즘 불안함을 많이 느낀다. 내가 하고 있는 학습이 옳은 방향인지 확신이 서지 않거나, 과연 원하는 곳으로 이직할 수 있을지 등의 불안감 따위를 느낀다. 그런데 불안함만 느끼고 과연 내가 얼마나 '다른' 행동을 했을까? 앞서 언급한 A 작업의 양만 조금 늘렸을 뿐이지, 불안함을 없애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엔 접근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스스로를 돌이켜본다는 문장은 메타인지라는 단어와 상통한다. 끊임없이 스스로의 메타인지를 높여야 한다. 그것이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살아내어, 다른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첫 번째 발걸음이다. 

 

 

 

87p

 

애매하고 일반적인 질문에서 좋은 답변을 얻긴 힘들다. 구체적인 질문에서 구체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책에서 좋은 예시가 있었는데, 어떤 전문가에게 Golang을 익힐 때, 시간 대 별로 어떤 내용을 학습했는지 질문했다.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학습 패턴에 따라 그에 맞는 답변을 줄 수 있어 퀄리티 높은 답변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코드 리뷰를 받을 때도 궁금한 내용을 단순히 질문하기보다는, 검색으로 최소한의 기본 지식은 쌓은 후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하이 퀄리티 하이 리턴.

 

 

대화는 기적입니다.

 

142p

설득을 할 때 세상의 모든 타당성과 진실을 근거로 가져와도, 피 설득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면 설득은 수포로 돌아간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세상의 진리를 들먹이는 것이 아닌, 단순히 그 사람과의 친밀성이 답이 될 수도 있다. 전 직장에서 팀장과 관계가 좋은 팀원이 있었다. 그 팀원의 의견은 그다지 근거도, 타당성도 없었지만 팀장은 항상 그 팀원의 의견을 따랐다. 사회생활은 이런 것이다.

 

 

175p

전 직장을 탈주한 이유 중 하나인데, 딱 그 모습의 반대인 팀에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냉소주의는 가장 피해야 할 자세라 느꼈고, 나 역시도 그런 모습을 갖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또 의식해야 한다.

 

178p

글또에서 스터디를 하나 꾸리고 싶다. 카프카 강의 쿠폰 덕분에 카프카를 공부하게 됐는데, 함께 하는 사람들을 모아보고 싶다.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이라 선뜻 나서기 겁나기도 하지만, 언제까지 망설이고 미루고만 살 텐가.

 

205p

결국 모든 것은 행동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다. 우리는 모두 경험으로 두 가지의 차이와 결과를 이미 뼈저리게 알고 있을 것이다. 전자는 리스크가 크다. 아니 크다고 생각만 할 수도 있다. 시도가 실패했을 때의 결과는, 고작 시간 낭비에 그칠 수도 있다. 그 시간 낭비마저 경험으로 축적할 수 있다. 하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뼈에 실패라는 경험조차 새기지 못한다. 

 

209p

이것이 결국 책을 관통하는 문장이라 생각했는데, 앞서 언급한 모든 학습과 성장의 자세는 결국 나로부터 시작해야 하고, 내가 속한 집단에서 함께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 행동을 주도할 수 있는 사람은 우리 팀의 팀장이 될 수도, 바로 내가 될 수도 있다. 이직을 준비 중이고 앞으로 어떤 팀에 속하게 될지 당연히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신입 때와는 다르게, 내가 속할 팀이 어떤 모습인지, 나는 그 안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미리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어떤 팀을 가더라도, 함께(협력) 자라기(성장)라는 가치를 귀히 여기고 행동할 수 있는 팀에서, 애자일의 정신을 놓치지 않는 팀원으로 일하고 싶다.